발리에 와서 처음으로 서핑이라는 새로운 스포츠에 도전하게 되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긴 했지만, 수영을 못하기 때문에 물과 관련된 활동은 거의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발리에 있다. 서핑의 천국 발리에서 서핑을 한번도 해보지 않고 돌아가는 것은 길에 떨어진 돈을 보고도 줍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쿠타에서 레기안, 스미냑, 짱구 까지 길게 늘어선 해안을 따라 서핑 업체들도 줄지어 서있다.
나는 그중 한 곳을 골라 서핑 강습을 듣고, 서핑도 직접 해보았다. 강사가 패들링하지 않아서 좋은 자리를 골라주고 어느 타이밍에 일어서야 하는 지 모두 알려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흔들리는 보드 위에 서서 중심을 잡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렇게 한시간이 넘는 강습을 끝내고 나니 허기가 몰려왔다. 나는 해안 도로를 따라 걸으며 어떤 음식으로 배를 채울 지 고민했다.
더운 날씨이지만, 차가운 바다에서 한참을 뒹굴고 나온 탓에 따뜻한 국물요리가 생각났다. 나는 바로 휴대폰을 열어 구글지도를 확인 했다. “Pho” 를 검색하자 다양한 식당들이 나왔다. 나는 비치워크를 구경하고 그 길에 끝 쯤에 위치한 평이 가장 좋은 Me vui vietnam Kitchen 로 향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이미 자리는 반 이상 차있었다.
나는 Pho 하나를 시켰다. Pho의 종류도 다양했고, 사이즈를 다르게 주문할 수 있어서 좋았다.나는 양지고기가 들어간 쌀국수 중간 사이즈를 시켰다. 주문이 들어간지 5분도 되지않아 메뉴가 나왔다.
따뜻한 국물로 속을 달래주었다. 면발이 다른 쌀국수와 다르게 굵었다. 안에는 고기와 완자가 다양하게 들어있었다. 추가로 나온 고수와 라임도 함께 넣어서 먹고 나니 배가 든든해졌다.
맛과 양이 적절하게 좋았다. 서핑으로 달라붙은 나의 배를 부풀려주기에 좋은 선택이었다.
금액은 세금과 서비스 비용을 포함하여 85K IDR 정도가 나왔다. 한끼로 나쁘지 않았다. 물론 로컬 식당들의 가격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해안도로를 따라 줄지어 놓여있는 식당들을 방문한다면, 최소 100K IDR를 생각하여야 하는데, 이 정도면 저렴하게 한끼를 잘 먹은 것 같다.
혹 서핑이나 바다 수영으로 입술이 파랗게 변해있는 누군가를 본다면, 나는 적극 Me Vui Vitnam Kitchen에서 쌀국수 한 그릇 따뜻하게 먹으라고 추천해주고 싶다.